Adios 2025
2026년 01월에 적어보는 한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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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2025년은 뭐랄까 생각이 많은 해였다.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이상한 체계가 한동안 유지되었고, 나에게는 좋은 개발자를 보내줄 수밖에 없던 2025년이다.
Coding Ag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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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협업하는 개발자의 모습 (Coding Agent)
코딩 에이전트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고 한다.
사실 나는 코딩 에이전트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회의론자'에서 '열혈 사용자'로
Copilot, Genie 등을 사용해봤지만 사실 일을 위한 일을 더 많이 했고 검수를 하는 과정이 더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우리 팀원이 퇴사하면서 일손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고자 Claude Code를 처음 사용해 보았다.
시작한 시점이 Sonnet/Opus 3.5 혹은 4가 언급되던 시점이었고, 정말 놀랐다.
서비스 단위로 요청을 했더니, 순식간에 작동하는 수준의 제품을 뽑아낸 것이다.
기억하기로 이때가 키즈카페에서 아내와 교대하고 쉬면서 '딸깍' 해봤을 때인데, 그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개발 2년 차의 열정을 되찾다
만들고 싶은 제품이 사실 넘쳐났지만 체력적으로 힘들고, 도메인적 한계가 있어서 아이디어 창고에만 넣어두었던 제품이 많았다.
그런데 코딩 에이전트를 만나고 개발 2년 차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에이전트에게 요청하고 검수하기를 반복하면서 만들고 싶은 제품을 계속 만들었다.
제품을 만들다 보니 필요한 것을 하나둘 사게 되었고, 비용도 꽤 쓰기 시작했다.
Apple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매년 10만 원을 내는 'Apple Developer Program' 계정도 구매하였다.
조직의 문화를 바꾸는 AI Native의 시작
회사에서의 업무 방식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팀원들에게 오히려 "AI를 안 쓰면 적극적으로 써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다 같이 AI로 생산성을 높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공유하고 다녔더니, 연말 기술 시상식에서 '공유상'을 받기도 했다.
2026년 우리 팀의 목표는 '더 AI Native 한 조직 되기'로 잡았다.
'AI 스몰톡 / 노가리'라는 채널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나보다 팀원들이 더 많이 정보를 올리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왔다.
겸직 조직도 맡게 되었다.
회사 내에서 팔란티어(Palantir) 같은 역할을 하며, AI 컨설팅을 통해 회사를 AI Native 하게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변화의 흐름 앞에 서서
이 모든 일이 사실상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일어난 일이다. (물론 Cursor는 조금 더 일찍 나오긴 했지만)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모델들은 매일 AI 리더보드를 갱신하며 성장하고 있다.
정말 다음 주, 다음 달의 AI가 기대되는 하루하루다. 또 얼마나 대단한 AI가 나타날지 늘 설렌다.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가 한 말에 너무나 공감한다.
당장 AI 때문에 내 인생이 망하지는 않는다. 다만, AI를 잘 쓰는 사람 그리고 조직에 의해서는 도태될 수 있다.
이 말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
현재 회사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하나를 A부터 Z까지 개발해야 한다.
여러 가지 방법론을 기반으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프로젝트를 완수해 보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또 다른 글로 전달해 보려고 한다.
Global Prod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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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대와 기술의 연결 (Global Product)
회사에서 글로벌 프로덕트를 진행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기획부터 개발까지 A to Z를 모두 점검하고 결정해야 하는 역할을 맡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품을 만들다 보니 느끼는 게 많다.
기술 수출의 경험과 무게감
최근 진행 중인 대규모 해외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우리 회사의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용자 앱부터 인프라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포함된 '통합 솔루션 패키지'를 해외 현지에 처음으로 이식하는 과정은 기술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큰 도전이었다.
특히 AI 기반 수요 예측, 실외를 넘어선 정교한 내비게이션 등 우리가 축적해 온 '풀 스택(Full Stack)' 기술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증명해 볼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
커뮤니케이션의 벽과 책임감
성과는 기쁘지만, 실질적으로 프로젝트를 리딩하며 맞닥뜨린 가장 큰 벽은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출장 현장에서 겪은 영어의 장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단순히 듣기가 어려운 수준을 넘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뱉지 못할 때의 답답함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었다.
내가 말을 주저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영어를 못해서만은 아니었다. 내가 내뱉는 한마디, 혹은 미묘하게 잘못된 표현 하나가 자칫 양사 간의 관계나 계약 조건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심리적 부담감이 컸다. 기술적인 결정권자로서 내 말의 무게를 알기에 더욱 조심스러워졌고, 그것이 오히려 소통을 위축시키기도 했다.
결국 글로벌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기술력만큼이나, 그 기술을 온전히 전달하고 협상할 수 있는 '언어적 신뢰'를 쌓는 과정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 답답함을 동력 삼아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숙제를 얻은 기분이다.
Goodbye Luke
최애 개발자가 떠났다. 2025년 나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은 Luke의 퇴사였다.
그를 보내며 든 생각은 결국 나의 매니징이 부족했다는 자책이었다.
나는 그를 아낀다는 마음으로, 지치지 않게 리소스를 조정해주고 배려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오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그 배려를 성장의 기회가 제한되는 것으로, 혹은 열정이 식어가는 과정으로 느꼈던 것 같다.
리더라는 자리를 맡게 되면서 나의 일정표는 회의로 가득 찼다. 팀원 한 명 한 명의 눈을 맞추고 고민을 들어줄 물리적인 시간이 줄어들었고, 어느 순간 팀을 세밀하게 챙길 여력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신뢰하기에 맡겨둔 것'이었지만, 그에게는 그것이 '방치'로 읽혔나 보다.
가장 믿고 의지하던 동료가 사실은 가장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가 떠난 후에야 뼈아프게 깨닫는다.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을 리소스의 숫자로만 보려 했던 건 아닌지, 나의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소외가 아니었는지 깊이 회고하게 된다. Luke를 보내며 남은 이 미안함과 부채감은, 앞으로 내가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무거운 숙제로 남았다.
어디서든 빛날 실력을 가진 사람이기에 그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건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마웠다 Luke.
마치며
2025년은 기술적으로는 큰 도약을, 인간적으로는 깊은 성찰을 했던 해였다.
다가올 2026년의 목표는 명확하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싶다. 단순히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언어적 신뢰'와 '기술적 실력' 모두 인정받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팀을 진정한 'AI Native' 조직으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사고방식과 일하는 문화 자체가 AI와 공존하며 폭발적인 생산성을 내는 조직을 꿈꾼다. 이 과정에서 리더로서 팀원 한 명 한 명의 성장이 멈추지 않도록, 나의 배려가 방치가 되지 않도록 더 세밀하게 살피고 고민할 것이다.
설레는 기술의 변화와 묵직한 책임감이 공존하는 2026년이 기대된다. 더 단단한 리더로, 그리고 더 열정적인 개발자로 내년을 맞이하려 한다.